Note

'note'에 해당되는 글 86건

  1. 2011.04.02 4/2
  2. 2011.03.25 3/25
  3. 2011.03.15 EBS 다큐 프라임- 학교란 무엇인가 6부 칭찬의 역효과
  4. 2011.03.11 The point is, looking at what has been taken from us is a bad way to go through life. Looking for what we can give to others is far better.
  5. 2011.03.06 3/6
  6. 2011.01.18 1/7
  7. 2011.01.04 인터뷰
  8. 2011.01.03 ,배가 부르다.
  9. 2011.01.03 1/1
  10. 2010.12.29 파울라와의 편지 정리 1
4/2

1.
느리지만 확실하게.

2.
무산의 달이다.

무산-
'안개 무'에 '흩을 산'
안개가 걷히듯 흩어져 없어지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3.
신기하다.
다른 이에게 힘을 주려 그리기 시작한 내면초상화인데,
점차로 내가 힘들 때에도 힘이 된다.
여러 주제로 그리다 보니
힘들 때에 비슷한 상황의 그림을 찾아 위안을 받는 것이다.


4.
내면초상화 책
소설 쓰기
스케이트
그림책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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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1.
또 도서관 다녀왔다.


대여 기간인 2주를 넘기면 넘긴 시일만큼 책을 빌리지 못하기에 조마조마했는데,
표해둔 달력을 보니 다녀온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단다.

책이 잘 읽히는 계절인가보다.

지난해, 내면초상화로 많이 쏟아내어 그런지,
자꾸만 더 채우고 싶어진다.

더디 읽히는 책을 부러 집어든다.


2.
1년 쯤 쉬고 싶다.
더디 살면 살 수록,
더 더디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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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프라임- 학교란 무엇인가 6부 칭찬의 역효과

그들에게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은
'거봐, 생각처럼 넌 그렇게 똑똑하지 않아' 라는 것을 뜻하거든요
그래서 그들은 차라리 열심히 하지 않고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다음
사람들로부터 '쟤는 정말 천재인데 열심히 안해서 그런 거지,
열심히 하면 잘할거야'라는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 것이지요.

캐롤 드웩 교수 -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 

끈기 있는 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그 일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몰두한다는 것이죠.
지속적인 칭찬은 항상 성공할 것이라는 자만심을 키워주고
쉽게 포기하게 만듭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부분이 잘못됐고 
그것에 대한 의견과 존중, 그리고
미래에 더 잘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신이 일을 잘했을 때나
잘못했을 때에도 항상 칭찬받기만을 기대하게 됩니다.

로버트 클로닌저 박사 - 워싱턴대학교 신경정신과 

나래이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끈기
그것은 실패를 인정하고 좌절을 배워야만 생겨나는 것이죠

문제는 무엇을 칭찬하는가 혹은 칭찬하는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평가하려는 그 생각 자체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칭찬한다는 것은 평가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칭찬을 하는 것은 통제를 하는 것이지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에 제가 책을 읽는 것에 대해 상을 받게 된다면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 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칭찬이나 상을 받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쉬운 책을 고를 겁니다.
그래야 빨리 읽고 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보다 깊이 없이 책을 읽을 겁니다.
이해가 아니라, 빨리 끝내는 것이 목적이 되기 때문이죠.

알피콘 - 교육 심리학자 

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즐거워한다면 칭찬스티커는 필요하지 않아요.

캐롤드웩 교수
 
우선 가끔은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보기만 하면 되죠.
'잘했어, 네가 한 일이 마음에 든다'라고 하며 
아이들을 계속 평가하려는 분들은
아이들을 별로 믿지 않는 분들입니다.
아이 스스로는 좋은 일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죠.
칭찬을 통해 아이들을 조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입니다.
 
두 번째로는 그저 우리가 보는 것을 설명해 주면 됩니다.
만약에 아이가 그림을 그린다면
'그림에 보라색을 많이 사용했구나' 라고 하거나
'사람들의 발가락을 그렸구나' 라고 하거나
'과자를 친구에게 좀 주었구나' 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말은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어떻게 느껴야 할지 
결정하게 만들어주고 스스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결정하게 해줍니다.
 
세 번째로는 질문을 할 수 있어요.
'그 발가락 그리는 방법 어떻게 생각해 냈니?'
라고 하거나
'네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보라색이니?'
'왜 과자를 나누어 먹기로 했니?'라고 묻는 겁니다.
'네가 이것을 한 것이 마음에 들어.' 라고 하면서
아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에요.
저희가 본 것을 말하고 질문을 함으로써
아이들이 반응을 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런 것이 아이들로 하여금 도덕적인 사람들이 되도록 만들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외적 권위자의 지지나 인정에 절절 매는 사람 말고요.


칭찬의 역효과는 자기의 자발성이라고 할까요
순수한 기쁨, 내적으로 자연히 성장하는 것에서 오는, 배우는 것에서 오는 즐거운 기쁨이 있거든요
그 기쁨을 빼앗아 가는 거죠

최성애 소장 - 아동 가족치료 전문가

정말 성숙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격려나 외적 보상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아요.

정윤경 교수 - 카톨릭 대학교 심리학과
 
나래이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박수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고래 보다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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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perate Housewives-


키노쿠니 학교에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이 살아있다는 기쁨을 늘 느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살아있다는 기쁨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이 매일매일 즐겁다고 느끼는 것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고 내일이 너무 기다려지는 것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호리 신이치로, 키노쿠니 학교 교장 
EBS 학교란 무엇인가 10부 中-


다른 모든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국가가 교육체계를 하나의 큰 회사로 바라본다고 생각해요.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고 학교가 더 성공적이어야 하고 성공하는 학생의 수가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교육은 그런 게 아니잖아요.
성공적인 나라와 관련된 게 아니에요.
교육은 행복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에요.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더불어 사는 것이에요.

-소이 레드헤드, 서머힐 학교 교장
EBS 학교란 무엇인가 10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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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
양치 세수도 안 하고, 머리도 안 빗고, 그냥 나온다.
개포도서관 앞은 늘 고요해 좋다. 
물도 닿지 않은 얼굴에 바람이 와 닿는다, 아침이 와 닿는다.

0.
책 두 권을 들고 어떤 것과 트레이드 할 것인지 고민한다.
한 권은 이미 택했고, 나머지 하나를 고민.
비뚤어진 집 보다는 바둑두는 여자를 보고 싶다. 
헌데 바둑두는 여자보다는 음모자들을 보고싶다.
헌데 음모자들 보다는 비뚤어진 집을 보고 싶다.
어찔, 순환고리를 끊고 음모자들을 집어든다.

1.
어제는 부모님 집이 팔렸다, 17년 살던 집을 떠난다.
조규원의 눈썹을 정리해주었다.
속이 다 후련하다.






1/7

캐리커쳐 작가로 활동하시는 삼순 언니와 만났다.
오랜만에 메신저에서 인사 나누다가, 작업실 근방에서 급 만남.

함께 해외에 나가 길에서 그림그리고 여행하고, 할 생각이 없냐 물으셨다. 아예 정식으로 면허를 발급하는 나라도 있다며.

조만간 어떻게든 다른 나라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겠구나,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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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0.
인터뷰를 하였다.

롤케잌을 사오셨다. 감동!
수다 떨듯 즐거운 시간이었다.


1.
내면초상화 작업을 할 때에, 사람들 마음을 열고, 이끌어 낼 수 있어야하는데 특별한 팁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ㄱ) 최대한 컨디션을 좋게 하려 나가려고 한다. 찌뿌둥한 날은 과감히 쉰다. 내가 기분이 좋은 상태여야, 사람들의 말을 올바르게 받아들이고,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ㄴ)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한다. 마치 갓 태어나 세상을 처음 보듯, 어떠한 얘기를 듣든 처음의 느낌으로 들으려 노력한다.
ㄷ) (2와) 같은 의미에서 공감하고, 동조한다. 상대가 얘기하는 그 곳에 함께 있어주려 한다.

고 말씀 드렸다.


0.
다짜고짜 고민상담을 하시기도 하시는 모습이, (비록 못 그려드렸지만) 즉석에서 내면초상화를 부탁하시기도 하시는 모습이, 즉흥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방긋 웃는 웃음이 어우러진, 참 아름다운 분이셨다.

캠퍼스 라이프 박혜리 기자님, 만나뵈어 반가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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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 부르다

내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달리고 있는 요즘.
여름에 잰 이후로 한 번도 재보지 않았던 몸무게를 얼마전에 재보고는 헉했다.
체질적으로 마른 편이었기에, 먹는 것을 자중해 본 적은 없건만, 그리고 그 버릇 때문에 방금도 1.5인분의 김밥을 드링킹했건만, 아, 이제는 좀 신경쓰인다.

,배가 부르다.
그리고 부른 편보담 고픈 편이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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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츄잉룸(작업실) 식구들과 새해 아침에 모여 알찬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이 날 우리 계획은,

ㄱ) 10시에 작업실에서 정은, 승주, 나, 숑 이렇게 만나 풍선 데코레이션과 케잌, 편지 등 지숙언니 서프라이즈 파티 준비를 한다.
ㄴ) 11시에 지숙언니가 오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축하해준다.
ㄷ) 아점을 먹고, 까페에 가서 신년 계획을 세우고, 함께 얘기 나누고, 서로의 장점을 적어주는 시간을 가진다.


+
한복을 입고 올 것

문제는 지숙언니와 숑언니가 같이 산다는 것이었다. 지숙언니를 어떻게 따돌리고 일찍 올 것이냐가 관건이었다. 심지어 당일날, 숑언니는 지숙언니보다 늦게 일어났다고 한다. 그런데도 숑언니는 이 문제를 아주 간단히 해결했다.

ㄱ) 숑언니보다 지숙언니가 늦게 일어났다.
ㄴ) 지숙언니는 숑언니와 함께 나가기 위해 언니가 준비하는 동안 1시간을 기다렸다.
ㄷ) 숑언니는 준비를 마치고, 잠시 지숙언니가 한눈을 파는 사이 혼자 나와 택시를 타고 줄행랑쳤다.
ㄹ) 지숙언니가 황당하여 전화하였더니 숑언니는 '애들이 빨리 오라고 전화해서..'라고 한다.
ㅁ) 지숙언니는 박박 소리질렀다고 한다. (1시간을 같이 가려고 기다렸는데, 애들이 빨리 오래서 자기 혼자 갔다니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큭큭)

여튼 이렇게 모두 무사히 잘 모였다. 겨털 무성한 아저씨가 생일축하노래 부르는 영상도 언니한테 보여주고.. 사진찍고 하면서 재미나게 놀았다. 의상도 다 개성있었다. 한복을 입고 오기로 했는데, 다들 제각각으로 입고왔다. 우선 나는 노멀한 한복, 정은은 핫핑크색으로 위 아래 통일된 색의 한복(!), 지숙언니는 궁중한복(!!), 승주는 티벳 전통의상(!!!), 숑언니는 유카타(!!!!). 지숙언니는 한복이 없어 무려 4만원을 주고 부천까지 가서 대여해왔다고 했다.

그리고는 우리의 영원한 사랑 찜닭을 집어삼키고, 조용한 까페 자리잡아 새해 계획 세웠다. 2012년에 세상이 멸망한다 가정하고 정말로 이루고 싶은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나가기로 했다. 다 적은 후 서로의 계획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지숙언니 것은 역시나 크리에이티브했다. x축과 y축을 그은 다음, x축의 맨 밑에는 2011년, 위에는 2012년을, y축의 좌측에는 학교, 우측에는 작업실이라 쓴 후, 시간적, 장소적으로 소망하는 바를 분류하여 적어놓았다. 나는 늘 그랬듯, 2010년에 이룬 일과, 2011년에 이룰 일들을 나란히 적었다.





마지막으론 식구들끼리 서로의 장점 적어주기. 위의 그림은 내가 받은 장점 리스트이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자유롭게 종이를 주고받으며 쓰는 형식으로 진행했는데, 뒤로 가면서 서로 삼행시 적어주기놀이로 번져버렸다. 세상에. 난당한 박에 구 없었어라니...

우리 작업실 식구들,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


(니뿡언니의 생동감 넘치는 이 날 일기를 보시려면 왼쪽의 chewing room 메뉴를 살짝 눌러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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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라와의 편지 정리




0-1.

파울라와는 홍대 프리마켓에서 '내면초상화'를 그리던 중 알게 되었다. 기웃기웃 내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하는 눈치이길래, 자신을 대변하는 한 단어를 주면, 짧은 대화를 나누고, 그것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흥미로워하면서, 자리에 앉았고, 자신을 표현하는 한 단어로 'balanced'라는 단어를 주었다. 왜 그 단어를 주었는지 말해달라고 하자, 그녀는  모든 면에서 균형잡힌 삶을 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면에서 가득찬 삶을 살고 싶다고도 했다. 한 군데 치우치지 않고. 어떨 때에 균형잡힌 느낌이 드느냐 물었더니, 아이디어가 샘솟고, 창작하고픈 것이 많을 때에 균형잡힌 느낌이 든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이러한 그림을 그려준 후,
뒷면에,

Paula -  balanced
아이디어가 가득할 때,
창작하고 싶은 것이 가득할 때
균형잡힌 느낌이 드는 나는,
저울에 무얼 올려 놓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닌,
그 밑을 그득 채워 균형잡는 사람,
가득할 때 행복한 사람.

이라는 글을 적어주었다.

그녀에게 그림 설명을 해주었더니 매우 좋아하면서 책도 구입하였다. 그러고는 자신은 루마니아에서 왔다고 했다. 영화를 공부하고 싶어 지금 동국대 영화과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다고 했다. 나의 내면초상화 작업이 매우 흥미롭다고 했다. 그녀의 창작에 대한 열정을 듣고 있자니, 나 역시 그녀가 매우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한국의 문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데, 괜찮다면 간단한 인터뷰를 해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은 사람이었기에, 흔쾌히 허락하고, 마켓을 마치는 6시 반에 앉은 자리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0-2.
6시가 되었을 때, 일이 생겼다.
그래서 자리를 비우며, 앉았던 곳에 메모를 남겨두었다.
"파울라, 돌아올터이니 잠시만 기다려줘요. 내 연락처는 010-5280-XXXX에요."라는 내용의 메모였다. 파울라가 나의 명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내게 전화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보다 늦게 7시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메모가 그대로 있었고, 파울라는 없었다.
연락할 길은 없고, 미안한 마음에 홈페이지에 간단하게 이 일에 대한 사과를 적어두었었다.


그리고 사흘 후, 메일이 왔다.






1.
파울라의 편지

선영,

내 그림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라 생각해. 흑

홈페이지에 쓴 글 읽었어!
미안해,
시간을 돌릴 수는 없겠지만..
그림에 답해줘!


파울라


Sun-Young,

i'm sure you'll understand my drawing...

i read your blog...
i'm sorry!
i'm not asking back my interview but...there is something else...
draw me back

Paula





파울라가 그린 그림 - click!






2. 나의 편지

파울라,
그 날 인터뷰에 늦어서 정말 정말 미안해. 여섯시에 급한 일이 생겨서 자리를 비웠었어. 여섯시 반까지는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거든. 그래도 혹시나 해서 있던 자리에 메모를 남겨두었었어.
"파울라! 돌아올 테니 잠시만! 010-5280-XXXX, 선영"
그런데 일이 생각보다 늦어져서 7시에 돌아오게 된 거야. 왔더니 메모가 그대로 있기에 네가 메모를 못보거나, 네가 이곳에 오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네가 내 명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 엇갈렸다면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했었지. 내가 잘못 생각했었구나, 미안해 정말, 당연히 고의는 아니었어.

아직도 날 인터뷰하기 원한다면, 다음주 토요일 1-6시에 같은 장소에서 내면초상화를 그리고 있을거야. 정확히 같은 위치는 아니겠지만, 놀이터 안에 있을터이니 잘 찾아봐줘.

다시 한 번, 정말 정말 미안해!


PS) 그림 잘 봤어. 그런데 empty bow line 이거 무슨 뜻이야?



Dear Paula

I'm terribly sorry I was late for the interview.
6:00, My friend was in emergency so I had to help her.
so I thought I could come back till 6:30.
I left the note to you and my phone number on the seat where I sat that day.
It said "Paula! I'll be back! 010-5280-XXXX, Sun-Young, Cho"
But I was late so I came back at 7:00
The note was there still. so I assumed you didn't see the note or you didn't come back.
Because you had my name card I thought you could call me to my cell phone if you came back...
But I was wrong I guess.... Sorry for everything.
And of course I didn't do it purpose! 

If you still want to interview me,
I'll be at the same place doing inner portrait on Saturday 1-6 o clock
I might be on the different side of the playground, but I'll be in that playground.

Again, I'm terribly sorry!!!!!


PS) I understood the picture but what do you mean empty bow line?


Sincerely, 
Sun-Young, Cho








3. 파울라의 편지


선영,
답장 고마워!
그림 속에 empty hole (빈 칸)은 그 빈 칸을 좋은 추억으로 아름답게 메우기 위해서는 너를 다시 만나야 한다는 뜻이었어. 꼭 다큐멘터리나 인터뷰를 따기 위해서는 아니야. 단지 너랑 다시 한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
사실, 너와 무언가 통했다고 느꼈거든, 연결된 듯한. 그게 무언지, 왜인진 잘 모르겠지만, '내가 찾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란, 그런 느낌이야
. 너를 만났을 때, 널 다시 만나고 싶단 생각했어. 너는 내가 만난 대다수의 한국인과는 뭔가 달랐거든. 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재미있고, 독특하고, 또 그런 너의 에너지를 다른 이들에게 전달해. 이건 너의 독창적인 책을 보고도 잘 알 수 있었어.
난 네가 너무나도 특별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네가 나를 어떤 방식으로든 실망시킬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어. 그냥 느낌으로.. 루마니아에 있는 (내가 신뢰하는!)내 친구들과 비슷한 느낌이었거든. 며칠 뒤에 네 홈페이지에 쓰인 글을 보고 왜 그 자리를 더 살펴보지 않았을까, 왜 네가 남긴 메모를 못 발견했을까 내 자신을 탓했어. 그냥 한 번 슬쩍 보고 네가 없기에 매우 실망해서 떠났거든. 네가 그려준 그림과 너무 들어맞아서 놀라워.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나 역시 잘못했는 걸. 나도 미안해!
그냥 우리 이렇게 생각하자. 그 때의 엇갈림은 그냥 일어나야만 했던 일이라고. 우리 이야기 마치 영화처럼 재미있잖아? :)
널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기뻐! 하지만 인터뷰 때문에만 널 만나고팠던 건 아니라구! 그렇겐 생각지 말아줘.
토요일, 놀이터에 가서 연락할게.

파울라.




Sun-Young,
thanks for your answer!
the empty hole means that i have to see you again to fill it with good memories and make it colorful. it is not about documentary and interview, it is about the fact that i wanted to have one more conversation with you. 
In some way, i felt a connection with you - something in common. I don't know why/what and maybe this was what i wanted to discover. After meeting you i felt that i would really like to talk to you again. This is because you are different from most of the Koreans I met. You have such an interesting view of seeing this life that you spread your energy upon the others. You succeeded in doing so with me  by your book which I found very interesting and creative. 
I knew you are so special that you cannot disappoint me. i felt it..I trust people like you because I am surrounded by them in Romania..i realized it only after i got home..after few days i saw your blog and i blamed myself for not looking for the note more carefully. I just took a glimpse on your spot and watch it for a while and leave the place very sad. 
it's incredible that maybe unconsciously you confirmed your drawing.
You don't have to be sorry..I have a big fault...I am very sorry too! 
Let's put it in this way: this was how it should have been! Anyway, our story is good for a movie script :)
I would be very happy to see you again! But I don't want you to believe that I want to meet you only for interview. I'll think how to solve that. I'll text you on Saturday if I arrive there...

Sincerely...Paula 







4. 나의 편지

파울라에게

사실 나 역시 네가 독특하고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우리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혹시 일요일 저녁 시간 어때?
토요일에 잠깐 보기 보다는.
괜찮다면, 연락줘.
난 7시 반부터 좋아.

선영


Dear Paula

Actually I thought you are also an interesting and special person.
I think we could be good friends.
How about having dinner on Sunday? rather than short talk on Saturday.
If you can, text me or e-mail me.
I'm free on Sunday after 7:30pm

Sincereley,
Sun-Young, Cho





5. 파울라의 편지

선영,

일요일 저녁 좋아 좋아.
어디서 만날 지 알려주면 7시 반까지 갈게!
 
파울라


Dear Sun-young,
 
I would love to have dinner with you on Sunday!
give me the location and I‘ll be there by 7:30 pm!
 
Sincerely,
Paula






6. 나의 편지

파울라,

그럼 우리가 처음 만났던 놀이터의 그 장소에서 만나자. (내가 내면초상화 하고 있었던 장소)
홍대에 좋은 곳이 많으니, 거기서 만나서 가면 될거야.
휴대폰 번호 알려주겠어?
내 번호는 010-5280-XXXX

고마워,

선영.


Dear Paula

How about meeting in the same spot in the playground? (the spot I was doing impromptu inner portrait)
There's lot's of good places near Hongdae.
And could you let me know your cell phone number?
Mine is 010-5280-XXXX

Thank you.



Sincerely,
Sun-Young, Cho





7. 파울라의 편

그래, 거기서 보자.
010-5836-XXXX 이게 내 휴대폰 번호야.
그럼 곧 봐!
안뇽

파울라.

Ok then!see you there!
010-5836-XXXX is my phone number.
see you around then!
bye bye
 
have a nice evening!
your,
paula






이렇게 해서 파울라랑 나는 정말로 만났고, 그 인연은 이어져, 지금도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이 날 만남에 대해서는 지난 글 어딘가를 뒤져보시면 나옵니다. :D




www.chosun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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