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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9 슬로 이즈 뷰티풀
슬로 이즈 뷰티풀 - 쓰지 신이치 저, 권희정


  천천히 산다는 것은 최신 기술개발을 위해 쏫아붓는 막대한 에너지나 원료 등을 소비하지 않고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각해보세요. 그동안 시간을 절약해준다고해서 집안에 사들여 놓은 최신 가전제품들이 절약해준 그 시간은 지금 모두 어디로 갔는지를.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은 '시간이 돈'이라는 것은 모르지만 '시간은 생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서두르며 사는 것은 생명의 무모한 소모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농민도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농민의 생활 그 자체였던 농사가 어느때부터인가 해결해야할 문제로서의 농업이 되어버렸지요. 달성해야 할 수확량과 연수입이라고 하는 목표를 향하여 여러가지 수단을 강구하는데, 결국 목표량 달성을 위한 계획에 얽매여 버리게 됩니다. 때문에 오늘날의 농업은 농부들로 하여금 씨뿌리기나 모내기를 할 때 불안감에 가득차게 합니다. 과연 계획대로 싹이 피어줄까, 벌레가 생기면 어쩌나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에 휩싸이게 되지요. 그러나 원래 땅에 씨를 뿌릴 때 농민들은 어떤 불안감도 갖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푹 놓고 일을 하니까 즐거워졌지요. 지금이라는 시간 속에는 과거도 미래도 별개의 것이 아니라 그대로 함께 녹아들어 있습니다.

  생명이란 근본적으로 목적도 방향도 지향하지 않는다...중략...여러 생명들이 서로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생명 공동체 안에서 모든 것은 순환할 뿐, 어느 한 곳을 지향해 가는 것은 아니다. 그 곳에 그냥 있으면서 현재를 살며 삶을 영위해 갈 뿐이다. 거기에는 목적도, 시작도, 끝도 없고, 과거 현재 미래의 구분도 없다.

  이전에는 산다는 것에 이유 따위는 필요 없었다. 산다는 것이 그렇게 채워야 할 결핍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그 때 인류에게 현재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바로 대답이었다.

  쉬는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 자는 피로를 경멸한다. 하지만 쉬는 것의 즐거움을 아는 자는 피로를 소중하게 여긴다.

  피로란 무엇일까?
마이클 루닉은 피로란 우리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고 강력하며 고귀한 감각이라고 정의했다.

  난 당연하게 살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까 난 더 힘내서 열심히 살지 않을거야.


- 슬로 이즈 뷰티풀, 쓰지 신이치 저, 권희정 역 -


  아무도 꽃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작은 꽃들을 쳐다보려면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한다. 그렇다, 누군가와 친구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 조지아 오키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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