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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19 Zip
  2. 2015.03.19 Yes
  3. 2015.03.18 이야기 여행
  4. 2015.03.18 2015 03 18
  5. 2015.03.16 2015 03 15
  6. 2015.03.14 음악
  7. 2015.03.03 ㅂ으로부터
  8. 2015.03.02 2015 03 02
  9. 2015.02.27
  10. 2015.02.25 보노보노 中

Zip



1.

방, 혹은 집은 하나의 우주여서.

집을

특히 자신의 세계를 갖고 있는 이들의 

집을 방문하는 일은 매우 즐겁다. 

그런 집안에는

구석구석 집주인의 이모저모가

흩어져 있기 마련이라

마치 주인의 겉껍데기 안에 들어온 듯한 기분으로

Zip! 

하고 바깥으로 향하는 지퍼를 닫고 

눈을 굴리며 관찰하게 된다. 


2.

같이,

작업실 내 공간 안에는 내 세계가 있다. 

근방에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 

잠깐씩 들렀다가시라. 그렇게 말하게 되는 데는

껍데기 지퍼를 열고, 

나의 안을 잠시 보여주고픈 그런 맘에서인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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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나는 대답 대신 

고개 숙여 

'도'와 '미' 줄을 함께 부드럽게 퉁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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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여행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먼 곳으로 가는 듯 하였다가

본디의 주제로 돌아오기를 반복했고,

나는 그 이야기들 속에 몸을 맡긴 채 붕뜬 듯 여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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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18


Lesson


1.

         ˚ 만큼 보여주기 위하여 


 만큼 보이지 않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2.

재즈를 잘 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바꿔야 하는 것은 걸음걸이다.

생활할 때의 박자를 바꾸지 않는다면 연주할 때도 잘 할 수 없다.

스윙이 뼛속까지 걸어들어와야 연주할 때도 박자가 나온다. 



3.

다카포-처음으로 돌아가기

달세뇨-표시된 곳까지 돌아가기

Fine-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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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15



1.

집이 지척이면서도 

4년간 이태원을 들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장소와의 연도 때가 있나보다.


굉장히 마음에 드는 바를 발견했다. 



2.

뉴욕에서 노트북을 눈 뜨고 소매치기 당한 일이 있다. 


다행히도 데이터는 외장하드에 모두 저장이 되어있었고

노트북도 완전 새것은 아닌 3년된 것이었으며

나를 불쌍히 여긴 고모께서 새 노트북을 선물한다고까지 하셨다만,


나는 다 큰 주제에 서럽게 펑펑 울어댔다. 


나를 서럽게 한 것은 다름아닌 

누군가가 나에게 고의로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사실을 처음 피부로 깨닫고는 벌컥 두려워졌던 것다. 



3.











4.

"날 뭘 믿고?" 

"넌 좋은 사람이니까." 


그렇지만, 그럼에도.

모든 사람 안에는 좋은 마음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좋은 마음은 내가 사람을 믿어야 나타난다. 

선행된 믿음으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있더라도 

사람의 좋은 마음을 이끌어내는 기쁨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계속 사람을 믿으며 살 것이다. 

뿌연 눈이 아닌 처음의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사람들 본연의 모습을 담으려 노력할 것이다.



5.

선물 받은 노래의 제목은

"따뜻했던 기억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미소를 지었다. 

빛이 눈에 드리워지고 있었다.


지난 밤의 검푸른 멍든 기억들  

그 위로 햇살이 비추어 

다시금

모든 것을 빛나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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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음악이 자꾸 눈으로 보인다


어두운 방안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으면


자꾸만 빛이 쏟아지고 


기타치는 손에서는 


줄 뜯는 순간순간마다 몽글몽글 동그란 음들이 피어나는게 보이고


비트가 빠른 음악을 들을 때면


차창 밖 보듯 내 주변 풍경이 빠르게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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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으로부터


1.

그로부터 1년 뒤, ㅂ과 짧은 통화를 하였다.

신비로웠던 기억과는 달리

그의 목소리는 혼탁했고 지쳐있었다. 


어쩌면 신비로웠던 것은 

그 시간과 그 공간이었을는지 모른다

그 사람이 아닌.


2.







3.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던 나는 어리석게도

다시금

새로운 이와 

신비로운 시공간에 빠져든다.


4.

신비로운 것이 이 사람이 아닌

이 시간과 공간이라 할 지라도.

시공간을 만든 것은 

눈 앞의 이 사람일테니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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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02


1.

새 우쿨이 물 건너 왔다.

좋은 목재로 만들어진 우쿨은

치면 칠수록 소리가 깊어진다고 한다.

(이걸 에이징이라고 한다)

예전 우쿨은 합판으로

에이징되는 우쿨은 아니었는데

새 것은 전체가 통판으로 이루어져

앞으로 내 손에 맞게 소리가 좋아진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2.

젠틀맨, 마티니, 생음악.

오랜만에 도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위에서, 아래서, 옆에서.

다양한 시점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건 언제나 중요한 일이다



3.

생음악에 미쳐버리겠다.

음 하나하나가 사람의 손 끝에서 만들어지는 게 너무 신기하다.

피어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듯 하다.

그렇게 연주를 잘하는 건 삶에서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음악 언어, 놓지 않고 천천히 배워갈테다.



4.

"내 친구 중엔 꼰대가 없어 다행이다"라고 쓴 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어제의 나는 영락없이 꼰대였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자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추하다

부끄러움을 모를 때 사람은 늙는다

포장없이 수줍고 겸손하게 살자

커가며 심지와 주관이 생긴 것은 감사할 일이지만

동시에 경계할 일인 것이다.

아직도 부끄럽지만(?) 그래도 배워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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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탄다,


햇볕을 받고픈 데 없어서,


라니


꽃이네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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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中


"누나,구름은 뭐하는 거야?"

"비를 오게 하는 거잖아!"

"그것만으론 부족해. 구름은 기분을 운반해주는 거야. 포로리가 우울한 기분으로 구름을 보고 있었던 어느 날이야. 다른 구름이 흘러 또 다른 구름이 됐을 때,보노보노가 놀러와서 기뻤어."


"아저씨가 뭐든 잘라준다는 아저씨야?"

"뭐, 뭐든지 자른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자르는 게 특기이긴 하지."

"그럼 아저씨는 공기도 잘라? 공기를 싹둑 잘라서, 자른 곳에 꽃을 끼울 수 있어?"

"보노보노 이 바보야, 그런 걸 어떻게 하냐!"


"보노보노,생물은 절대적으로 곤란한 거야. 살아있는 한 절대 곤란할 거야. 곤란하지 않게 사는 방법따윈 절대로 없어. 그러므로 곤란한 건 절대로 끝나지 않아. 그러니 이젠 조금 진정하고 곤란해할 수 있겠니?" 


"보노보노, 말하지마! 아저씨는 지금 공기가 흔들리기만 해도 아픈 거야. 그러니까 누가 말만 해도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