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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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a, Kelsey, Jane과 밥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고질적 고민(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나를 더 괴롭게 할 것이다.)이 나를 괴롭히기에, 마법의 질문을 던졌다. "내 삶이 영화라면, 이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기를 원하는가?" "어떻게 전개되는 것이 더 재미있겠는가?" 머릿 속의 대답은 당연스럽게도, "무조건 해라, 독특하게 살라, 무슨 일이든 일어나게 만들라." 였다.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영화를 누가 보길 원하겠는가, 혹은 이미 나온 영화와 별 다를 것 없는 영화를 누가 재밌게 보겠는가.

불현듯 A씨가 해주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는 조심스레, 그리고 진지하게, 우리는 우리를 만들어낸 이(들)을 entertain하기 위해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우리가 더 재미있게 살수록, 더 특별하게 살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그래서 지금 당장 한강에 가야한다며,(밤 12시에!)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며 나를 잡아끌었다. 무리하게 밤택시를 타고 간 한강에 단 40분 머물고,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돌아올 때, 문자가 도착했다. 우리는 이로서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우리가 한강에 머문 40분으로 인해 우리의 운명은 달라졌다고.

그 날 그 40분으로 인해 우리가 잘 되거나 했다는 그런 결론은 아니다. 허나 나는 지금도 그의 꿰뚫는듯한 그 눈빛을 잊을 수 없고, 직관적으로 내게 이해 되었던 그 말을 잊을 수 없다. 그 40분으로 인해 내 인생 궤도는 달라졌다, 분명히.

아, 그래, 그럼 결론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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