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langgeran 산 위에서
1.
Nglanggeran 산에 올랐다.
오랜만의 등산이었다.
좁고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바위를, 흙길을 거쳐 땀 흘리며 정상에 다다랐다.
거기서 나는 우연히도 상크링 갤러리 전시 오프닝 때 만났던 마티아스를 마주쳤다.
다른 경로와 시간을 거쳐 같은 장소에서 만나다니.
나는 굉장한 반가움을 느꼈는데 그것은 마치
연락이 끊어졌다가 근 십 년 만에 만난 친구와 대화가 어색함 없이 이어졌을 때.
전혀 다른 배경에서 자란 이국 저자의 책에서 나와 같은 삶의 태도를 발견했을 때. 와 흡사한 반가움이었다.
같은 산을 오르는 사람끼리는
정상에서 반드시 만나게 되어있다.
그것이 등산의 즐거움.
2.
그 날 산에 오른 것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지만
사진은 많이 찍지 않고 마티아스와 주저앉아 하염없이 이야기 나눴다.
사진을 찍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
경치를 즐기느라 이미 행복하다면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