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종알종알



1.

2016년의 첫날은 라오스에서 보내기로 했다. 


2006년부터 나는

말일에 방을 치우고 일찍 잠을 잔 후 

새해 첫날에 일찍 일어나 

같은 브랜드의 노트를 들고 

광화문의 한 까페에 가서 신년 계획을 세우고 

작년에 세운 계획이 얼마나 지켜졌는 지 본 후

정갈한 아침을 먹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함께 할 이가 있건 없건. 


올해는 라오스에서 그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비엔티엔-방비엥-므앙응오이-루앙프라방

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2.

급작스레 떠나는 여행이라 

심사숙고하여 나라를 선택하지 못했고 

각종 예약 비용도 많이 들었다. 

이래 떠나는 것이 맞나 싶지만,

여행 끝에 후회는 없을까 걱정 되지만,


M은 어떠한 시간도 기록된다면 경험으로 남는 것이라 했다. 



3. 

그렇다면 기록되지 않은 순간들은 쓸모없는 것일까.

2016년엔 일정이 빠듯하여 많은 것을 기록하지 못하고 놓쳤다. 

기록할 일이 많을 때에는 기록할 시간이 없고

기록할 시간이 많을 때에는 기록할만한 일이 없다는 변명을 해본다.


C는 기록되지 못한 순간은 기록되지 않은 채로 내버려 두어도 좋다고 했다.



4.

D는 내가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당연스럽게도) 그것을 못 지키는 자신을 자학한 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놓아버리는 패턴을 번복하고 있다 했다.

마치 포기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듯이. 


, 2016년을 어찌 보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시간은 흐르고

나는 여전히 바보다. 

그래도 

잘 보내고 싶다,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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