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변함없는 빛



1.

전주에서 K언니를 만났다.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났던 것은 원주에서였을 게다. 


그러니까 7년 만이었다. 그간 흔한 안부 전화도 없었다. 쌩쌩 차가 달리는, 그러나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우리는 서로를 마주했다. 


언니를 발견하고 맨 처음 내가 지은 표정은 '잘 지냈어? 반가워!' 표정이 아니었다. 차들을 향한 삿대질을 동반한 '언니 보여? 이 길 대체 뭐야?'의 잔뜩 찌푸린 표정이었다. 


그런 나를 보고 언니는 
"똑같네!" 
하며 웃음을 빵 터뜨렸다. 

오랜만에 보아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 앞에서는 가식 떨 새 없이 자신이 흘러나온다. 나도 함께 빵 웃으며 언니에게로 뛰었다.



2.

쿠웨이트로 일하러 간 친구 Z가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 

일주일의 짧은 휴가, 

그 중 하루 Z의 친구들과 함께 저녁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여서 정작 Z와는 몇 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충분히 좋았다. 

그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잠시 스치는 눈빛에도 저리 짙은 진심.

배우고 싶단 생각했다. 


일어서며 Z에게 그리 이야기했고 

다시 Z의 눈빛으로부터

우리 관계가 보다 긴 친구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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