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근황



0.
폭풍같은 7월의 일정을 마치고 
8월, 휴가를 떠나왔다.
예전부터 잡아둔 휴가다.
8월 3일부터 20일, 북유럽 일정. 
지금은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 와 있다. 


1.
7월의 31일 중 16일을 강연과 워크샵으로 보냈다.
M은 한 두번 서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리 걱정하냐 하였지만
내게는 늘 매번이 처음 한 두번과 같다.  
새로운 사람들 앞이고, 토씨 하나 같은 강연은 없으니 말이다. 
떨리는 것은 기분좋은 감정만은 아니지만
초심이 그 안에 녹아있다는 점에서 먼 훗날에도 이 떨림이 유지되면 좋겠다. 
여튼 7월을 통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해냈고 
그로 인해 많이 성장한 것이 느껴지는데
조만간 글로 정리해야겠다. 


2.
여튼 휴가 이야기로 돌아와서. 
예기치 못하게 7월이 바빠져서 
휴가 일정을 촘촘히 짜지 못한 채 출발했다. 
나의 체력은 꽤나 소진되어 있는 상태였고 
동행한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휴가의 초반은 삐그덕대며 시작했다.
먼 곳까지 비행기 타고 왔으니 
최대한 많이 보고 경험해야겠다는 욕심과, 우리의 소진된 체력이 상충했던 것이다. 
반면 여행의 중후반으로 넘어온 지금은 그저 평온하고 좋다.
체력도 많이 회복 되었으며 
'많이 보겠다는 욕심'도 어느 정도 충족된 상태라 
발이 바쁘지 않고 마음 또한 여유롭다. 


3.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별 거 없다'라는 마음가짐.
네 번째 유럽이다.
처음엔 그네들의 문화에 감탄만으로 일관했다면
이번 여행에는 보이지 않던 사소한 부분들이 세세하게 보이고
사는 것 다 비슷하구나, 별 것 없구나 하게 된다.
말하자면 (해외에) 살다 온 경험 없는 1인의
편견이 조금이나마 깨졌다고나 할까. 


4.
성향차이가 있는 동생이랑 다니다보니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가령 동생은 시행착오를 싫어하고 
나는 새로운 시도를 좋아한다든지, 뭐 그런 것들.

동생은 여행할 때에 
먹어보지 않은 현지 음식을 시도하지 않는다.
이미 맛 본 안전한 음식을 주문한다. 
나는 호기심에 늘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주문한다.
그리고는 대개 실패한다.
그리 잦은 실패 후에도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5.
돌아가서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이 시도해보고싶은 일들이 많다.
자잘한 시도들이 당장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아도 좋다.
그냥 그게 내 성향이니까. 
일단은 잠을 푸욱 자고 
글들로 주욱 정리해 본 후 
신나게 나아가야겠다.


www.chosunyo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