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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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개를 젖히니 하늘에 녹색의 나뭇잎이 선명하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흰색 하늘이 꽃처럼 흐드러진다. 눈을 감아도, 몇 발자국 뛰어도, 고 선명한 것이 자꾸.


밤을 새고 아침에 들어왔다. 해가 짧아져 7시인데도 어둑어둑. 조금씩 밝아지는 하늘이 보고파서 고개를 젖힌 채 걸었다. 나보다 큰 나무들이 무성한 잎을 드리운 채 하늘과 나 사이에 있다. 빛이 위에서 내려와 나뭇잎의 윤곽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순간 하얀 하늘이 흐드러지기 시작한다. 몇 발자국 더 걸어나와 나무가 없는 곳으로 왔다. 다시 하늘을 쳐다본다. 잔상인가. 여전히 하늘이 흐드러지고 있다. 알 수 없는 힘에 마구 뛴다. 

뛰노라니 하늘이 꽃이 되고 꽃이 내가 되고 내가 나뭇잎이 되고 나뭇잎이 다시 하늘이 된다. 알 수 없는 힘에 눈을 감는다. 


0.

어제의 작업실 (photo by eshita)





2.

새 책을 조금씩 쓰고 있다.
겨울방학이 기대된다.
콕 박혀서 책에만 집중해야지.
생각만해도 행복하다.
이번 책은 정말 '좋은'책이 될 것 같다.
읽을 이들을 생각하며,
가장 아름다운 그릇에 담아,
정성스레 글을 내야지.



3.

깐느 국제 광고제 수상작 모음 보고 왔다.
오랜만의 영화관 나들이 즐거웠다.
특별한 즐거움 속에 평범한 즐거움을 잊고 살았다.
전시도 보고 싶고, 
평화공원도 가고 싶고.
스케이트도 타고 싶고.
놀이공원도 가고 싶고.
사파리도 가고 싶고.
어린이 대공원도 가고 싶고.
피겨 스케이팅 배우고 싶고.
인형옷 만들고 싶고.
바다도 보고 싶고.
도서관도 가고 싶고.
우아.
아이 같이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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