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의 세계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여기 놓인 이 소스통을 예로 들자면
J씨는 이 소스통의 재질, 이 소스의 성분은 뭘로 이루어졌을까, 이 소스통의 직경과 길이는 어떻게 되는가? 담긴 소스의 양은 어떻게 되는가? 이 소스통이 놓인 위치 등에 관심을 가지시겠지요.
저는 이 소스통 속 소스가 빨강색이 아니고 파랑색이라면 어떨까, 이 소스가 넘쳐서 폭발하거나 통이 다 빈다면? 이 소스가 원통이 아니라 사각뿔이라면? 소스통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놓여 있다면, 예를 들면 하늘에 떠 있다면? 빈 소스통을 조명으로 사용한다면? 등등을 상상할 거예요.
저는 가능성의 세계 속에 살아요. 현재가 아닌 가능성을 보고 상상하는 데에 능하지만 현상황을 정확히 보는데에는 좀 부족해요. J씨는 반대로 현재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차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