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3 15
1.
집이 지척이면서도
4년간 이태원을 들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장소와의 연도 때가 있나보다.
굉장히 마음에 드는 바를 발견했다.
2.
뉴욕에서 노트북을 눈 뜨고 소매치기 당한 일이 있다.
다행히도 데이터는 외장하드에 모두 저장이 되어있었고
노트북도 완전 새것은 아닌 3년된 것이었으며
나를 불쌍히 여긴 고모께서 새 노트북을 선물한다고까지 하셨다만,
나는 다 큰 주제에 서럽게 펑펑 울어댔다.
나를 서럽게 한 것은 다름아닌
누군가가 나에게 고의로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사실을 처음 피부로 깨닫고는 벌컥 두려워졌던 것이다.
3.
4.
"날 뭘 믿고?"
"넌 좋은 사람이니까."
그렇지만, 그럼에도.
모든 사람 안에는 좋은 마음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좋은 마음은 내가 사람을 믿어야 나타난다.
선행된 믿음으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있더라도
사람의 좋은 마음을 이끌어내는 기쁨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계속 사람을 믿으며 살 것이다.
뿌연 눈이 아닌 처음의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사람들 본연의 모습을 담으려 노력할 것이다.
5.
선물 받은 노래의 제목은
"따뜻했던 기억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미소를 지었다.
빛이 눈에 드리워지고 있었다.
지난 밤의 검푸른 멍든 기억들
그 위로 햇살이 비추어
다시금
모든 것을 빛나게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