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10/27

0.
홈페이지 리뉴얼을 하느라 새벽 5시에 잠들었다.
완성 해놓고 보니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던 모 홈페이지와 닮은 느낌이 들어서 다시 되돌려 놓았다.
11시에 다시 깨어났다.
오늘은 작업실에 가지 않기로 하고 느린 하루를 보냈다.
어머니가 보시는 TV를 같이 껴서 보다가, 밥을 먹고,
몇 가지 주문할 것들이 있어서 인터넷에 접속했다.
먼저 작업실 난로를 주문했다.
그리고 의자를 주문했다.
몇 가지 문자에 답문했다.
사야 할 전자기기에 대해 정보를 알아두었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벌써 3-4시간이 지나갔다.
잠시 자괴감이 들었으나 다시 마음을 고쳐먹는다.
어떻게 살든, 그 누구도 아무 것도 하지않고 살 수는 없다.
결국 무언가를 하게 되는데, 그 무언가들이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 무언가들은 미래의 나에게 무언가가 되어 줄 것이다.

1.
하루가 저물고 있다.
어느새 한 해가 저물고 있다.
A씨가 해주었던 얘기가 생각난다.
통계적으로 27세 이전에 어떠한 환경에서 어떠한 교육을 받으며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즉 27세 이전의 경험에 따라) 사람의 남은 인생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얘기를 떠올리니 갑자기 조금 무서워진다.
오늘의 이 공백 많은 시간들은 27세 이후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부르르.
생각하니 긴장된다.

2.
요즘 거울을 보면, 나 자신이 행복해 보여 참 좋다.
더 깊이, 진심으로 웃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던 사람들과 닮아간다는 생각을 한다.
개구쟁이 8살 소년의 얼굴이 내게 있다.
몇 살이 되건, 요 개구쟁이 소년의 얼굴이 항상 나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

3.
요시다 슈이치의 <퍼레이드>라는 소설을 읽었다.
어제 선물 받아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마음에 드는 작가다. 정도로 시작했는데,
결말까지 다 읽고 나니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5명의 인물이 나와 각자 돌아가며 화자가 된다.
형식 자체만으로도 재밌었지만, 그 형식이 결국 주제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더 감탄하게 된다.
나는 의도된 참신함을 좋아한다.
요시다 슈이치의 모든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
또, 소설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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