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어렸을 적엔, 그리고 지금에


어렸을 적에 나는 포기를 쉽게 하는 아이였다. 

애착이 가는 것이 있어도 

자존심과 고집이 그보다 더 셌기에, 

내 맘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쉽게 '흥' 하고 돌아서버리곤 했다. 


단짝친구들과는 절교를 하기 일쑤였으며

학원에서 말썽부려 선생님이 나가라고 하시면 

정말로 쾅 나가버렸다. 

고등학교 합창부에서 역할이 마음에 안드는 걸로 배정이 되었을 땐

무대에 안 서는 걸로 유치하게 반항심을 표현했고

대학교 방송국에선 

가장 밤을 많이 새며 일을 도맡는 열혈 멤버였지만

중간에 때려치웠다. 


내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언제든 팽하며 살아온 나다.  


그런 내게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지금 창작이 내게 그렇고

공동 작업실 츄잉룸이 내게 그렇다. 


어제 고민을 많이 하며 츄잉룸 멤버들에게 

보낼 글을 쓰면서 그것을 깨달았다. 

밤새워 글을 쓰고 몇달을 고민할 만큼 

츄잉룸은 내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포기하고 도망치거나 저버리고 싶지 않은 

너무나도 소중한 공간이고 소중한 모임이다.


내 인생에서 츄잉룸, 그리고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건 크나큰 행운이다.

늘 울음이 터질 만큼 고마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끼며 함께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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