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비2

나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았다.

비가 창을 수직에 가깝게 두드리고 있었다.

빗방울은 보통 밑 부분에 무게가 쏠리며 빛나곤 하는데  

그 날은 바람에 세차게 맺히는 빗방울의 동그란 테두리 전체가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전체가 빛나는 동그라미. 그리고 그 위로 다른 동그라미. 지워지고 다시 다른 동그라미. 동그라미. 동그라미. 빛나는 동그라미들. 


"그 때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요?"

"비 구경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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