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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13 작곡놀이 3 : White Carol
  2. 2016.11.12 2016 1112
  3. 2016.11.10 2016 1110
  4. 2016.11.09 작곡놀이 2 : Long for Spring
  5. 2016.10.28 작곡놀이
  6. 2016.10.23 별것 아니지만 중요한 것
  7. 2016.08.29 헤테로토피아 - 미셸푸코
  8. 2016.08.06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9. 2016.03.14 2016 0314
  10. 2016.02.22 2016 0222

작곡놀이 3 : White Carol


캐롤 분위기 나는 곡을 하나 만들었다. 


멜로디를 만들 때 머릿 속에서 음들을 선으로 이어서 그림 그리면 재밌다. 

그 선이 아름다워야 멜로디가 아름다워진다.

멜로디선은 산처럼 올라갔다가 들에서 머무르고 땅 밑으로 더 내려갔다가는 바람되어 하늘로 날아간다. 

화음은 그 위에 다른 색의 선으로 입혀진다. 때로는 점이다.

협주는 이 장면에 다른 거칠기의 면이 나타나는 것이다. 


작년 초, 음악 언어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하지만 음악으로 어버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도움주시는 작곡가 B님께 무한의 감사를. 



Track 1. 기타 버전(with B)

Track 2. 피아노 버전(with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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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12


1.

길이 넓었다. 

일렬로 아슬하게 추월하지 않아도 됐다. 

나란히 자전거를 달리며 평화로운 경쟁을 하였다.


2.

"넌 뭐가 되어도 되겠다."

"뭐가 될까?"

*

"왜 사진을 안 찍어?" 

"나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목표야." 

*

"사람들이 기대를 하기 시작하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야." 

"나도 같은 이유에서."

"세이모어네." 

"어떤 면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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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10



1.

전경이 배경이 되고 배경이 전경이 된다. 

중요했던 것이 중요하지 않게 되고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 중요해진다. 


2.

낮이 밤을 만들고 밤이 낮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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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놀이 2 : Long for Spring 


저번에 허밍으로 만든 노래를 다시 연주해 보았다. 

작곡가 B가 좋은 멜로디라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내 첫 작곡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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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놀이


어제는 처음으로 작곡을 했다. 

뚱땅뚱땅 피아노 쳤는데 작곡가 B가 괜찮은 멜로디라고 해줬다. 


그리고 기타로 멋들어지게 연주해주었다.


그러고나서 집에 왔는데 뭔가 멜로디가 떠올랐다. 그래서 피아노로 쳐 보았다. 어설프긴 하지만 음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건 


참 

재미있었다.

계속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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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니지만 중요한 것 



탄천에서 자전거를 탔다. 


1. 

자전거 안장이 비뚤어져 있어서 교정하려 고정장치를 여는 데 힘이 부쳤다. 낑낑대다가 혼자서는 못하겠군. 도움을 청할까.

하는데 마지막으로 손에 힘을 준 순간 고정장치가 열렸다. 



2. 

자전거 앞에 달린 철제 바구니에 아이폰을 넣어두고 달렸다.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요란했다. 바구니랑 아이폰이 서로를 긁고 있었다. (케이스가 다 망가졌...)

멈춰 서서 겉옷을 둘러 감싸고 넣으니 조용해졌다. 



3. 

열심히 달려 한강까지 갔다. 갈 때는 신나게 갔건만 돌아오는 데 힘이 부쳤다. 다리 힘이 빠졌는데 돌아갈 수 있을까. 

그렇지만 아주 천천히 꾸준하게 페달을 밟았더니 결국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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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토피아 

미셸푸코

이상길 옮김, 문학과 지성사



"나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장소, 우리가 지도 위에 위치지을 수 있는 장소를 가지는 유토피아들, 그리고 명확한 시간, 우리가 매일매일의 달력에 따라 고정시키고 측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유토피아들이-모든 사회에-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구별되는 이 온갖 장소들 가운데 절대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자기 이외의 모든 장소들에 맞서서, 어떤 의미로는 그것들을 지우고 중화시키고 혹은 정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장소들. 이 반공간, 위치를 가지는 유토피아들. 아이들은 그것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 그것은 당연히 정원의 깊숙한 곳이다. 그것은 당연히 다락방이고, 더 그럴듯하게는 다락방 한가운데 세워진 인디언 텐트이며, 아니면-목요일 오후-부모의 커다란 침대이다.


일반적으로 헤테로토피아는 보통 서로 양립 불가능한, 양립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여러 공간을 실제의 한 장소에 겹쳐놓는 데 그 원리가 있다. 


헤테로토피아는 언제나 그것을 주변 환경으로부터 고립시키는 열림과 닫힘의 체계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헤테로토피아에 자유롭게 들어가지는 않는다.


반면 외부세계에 닫혀 있지 않고 전면적으로 열려 있는 또 다른 헤테로토피아도 있다. 누구라도 거기 들어갈 수 있지만, 사실 일단 들어가고 나면 그것은 환상일 뿐, 어디에도 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직감하게 된다. 그 헤테로토피아는 열린 장소이지만 당신을 계속해서 바깥에 놔두는 속성을 가진다.


열려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찌감치 입문한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헤테로토피아도 있다. 


헤테로토피아들은 다른 모든 공간에 대한 이의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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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8월의 독서. 책 메모)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사회를 유기체나 시계, 또는 벌떼가 와글거리는 벌집에 비유하는 것은 잘못이다. 사회는 그와 같이 물리적으로 분명한 윤곽을 갖는 객관적 실체가 아니라, 각자의 앞에 상호주관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사회는 각자의 앞에 펼쳐져 있는 잠재적인 상호작용의 지평이다. 


타인이 내게 '현상한다'는 말은 그가 나의 '상호작용의 지평 안에 있다'는 말과 같다.


물론 상대방은 나를 '무시'할 수 있다. 즉 나의 신호에 화답하지 않고,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행동할 수 있다. 

의례의 사슬을 구성하는 행위들 하나하나는 질문이자 요구이며, 초대이자 도전이다. 


외국인으로서의 삶 외에 다른 삶을 택할 수 없는 사람에게 그것은 그가 결코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순수와 위험』에서 더글러스는 더러움을 자리에 대한 관념과 연결시켰다. 더럽다는 것은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신발은 그 자체로는 더럽지 않지만 식탁 위에 두기에는 더럽다. 음식이 그 자체로 더러운 건 아니지만, 밥그릇을 침실에 두거나 음식을 옷에 흘리면 더럽다."


여성은 신발이나 밥그릇과 같은 방식으로 더러워지지 않는다. 가부장제도 하에서 여성은 사회 안에 어떤 적법한 자리도 가지고 있지 않다. 여성은 단지 스스로를 비가시화한다는 조건으로, 물리적인 의미에서 사회 안에 머무르는 것을 허락받고 있을 뿐이다. 여성이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동등한 사람으로서 사회 안에 현상하려는 순간, 이 허락은 철회된다.

'깨끗한' 여성이란 보이지 않는 여성이다. 


'아웃카스트는 더럽다'는 말은 아웃카스트의 사람다움에 대한 부정이자, 사회적 성원권의 부정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더럽다'는 말은 죽일 수도 길들일 수도 없는 타자에 대한 미움과 두려움을 담고 있다. 그 말은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시에, 그러한 부정이 굳이 필요했음을 인정함으로써 그의 주체성을 역설적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더러운 년'이라는 욕을 들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으며, 오히려 이런 말을 듣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것이다. 


걸인의 존재는 현대 사회의 구성 원리에 내재하는 모순을 폭로한다. 현대 사회는 우리가 구조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든-사장이든 말단 사원이든, 부자이든 가난하든-사람으로서 서로 평등하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주어진 구조적인 위치가 남들에게 구걸을 해서 먹고살아 가야 하는 위치라면, 그는 사람으로서도 결코 다른 사람들과 동등할 수 없다.


우정은 동등성을 전제하므로, 우정을 만드는 모든 교환은 두 사람 사이의 균형을 깨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얼굴을 유지하는 데는 돈이 든다. 사회라는 연극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배역을 수행하려면, 적절한 의상과 소품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아 이미지는 그리고 자기에 대한 감각은, 우리를 다른 사람들과 구별해주면서 동시에 동등하게 만들어주는 이런 소유물들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그래서 수도원에서 군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총체적 시설은 먼저 입소자들에게서 이런 물건들을 빼앗는 것이다. 

경제력을 상실한 사람은 이런 무기들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게임에서 탈락하게 된다. 경제적인 소외가 이리하여 사회적인 소외로 이어진다.



"경제적 자율성에 기초한 자유로운 관계"라는 우정의 이상은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혹은 타인의 경제력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를 간과한다. 

남편이 어떤 사람이든 그에게 생계를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전업주부는 우정이라는 영역 속으로 들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우선 남편과 그녀 사이에는 우정이 생기기 어렵다. 남편은 그녀가 주는 모든 것을 자기가 준 것의 일부를 돌려받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녀가 남편의 생일에 선물한 넥타이는 남편의 돈으로 산 것이다). 그녀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선물을 할 수도 없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남편으로부터 받은 것이며, 남편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전업주부는 증여자가 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우정은 일종의 선물이기 때문에, 우정을 나누려면 먼저 증여자가 되어야 한다. 


가부장제는 또한 가족 구성원들을 경제적 이해관계로 엮어놓음으로써, 그들 사이에 순수한 감정이 흐르는 것을 막는다. 이혼과 동시에 생계가 막막해지는 여자가 사랑과 타산을 구별할 수 있을까? 또한 그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믿을 수 있을까? 자기 말대로 하지 않으면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아버지에게 아들이 애정을 느낄 수 있을까? 또 그 아버지는 아들의 복종을 존경의 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부모들은 재산을 직접 물려주는 대신에, 자녀의 몸에 그것을 투자하고 그 몸을 물려주기로 마음먹는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상속자이면서 동시에 투자 대상, 즉 재산 자체가 된다. 

상속이 특정한 시점이 아니라 양육 기간 전체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족은 만성적인 갈등상태에 놓인다. 부모의 상속 프로젝트에 동의하지만, 물건 취급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아이들, 재산관리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엄마, 가장이면서도 이 프로젝트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는 아빠가 갈등의 새 주역이다. 




2016 0314 


오랜만의 새벽 공기가 좋다. 월요일의 나는 무얼 해낼 수 있을까. 오늘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 새로이 쓰기 시작한 산성 비누로 매끈해진 얼굴을 제 손으로 보듬으며 눈을 감고 내 안으로 기어들어간다.


만족스러운 주말이었다. 토요일에는 캐나다 친구 C의 파티에 갔다. 여느때처럼 다양한 국적의 활기찬 사람들이 모여있어 재밌었던 시간.

사실 C자체가 재미있는 친구이다. 그는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직종이라는 이유로 연고 없는 서울에 와 살며 유럽을 오가며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의 주변에도 도전적인 성향의 친구들이 많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쩐지 자극을 잔뜩 받아 오게 된다. 파티는 나의 집과는 1시간 넘는 거리의 먼 곳에서 열리지만 돌아올 때면 늘 기분 좋은 자극으로 가득하다.


이국에 가서 살아봐야겠다. 는 생각과 동시에 언어를, 정확히는 우선 영어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로 글을 쓸 수 있는 수준까지 가고 싶은데, 아직은 어휘가 많이 부족하다. M이 좋아하는 영문서를 옮겨 적으면 도움 될 거라고 조언해줬다. 그렇게 해야겠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요즘, 각자가 상식이 너무나도 다르구나 하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생략하고 말해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지루하더라도 상세히 설명하며 이야기하는 편이 나은 듯도 하다. 특히나 이런 파티에서는, 각자 살아온 환경도, 현재의 배경도 퍽이나 차이가 나서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 보다는 그럴 수도 있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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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222





0.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라는 책을 읽고 있다. 


1.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책도 좋았다.

십 년 전이라면 이해하지 못했을, 그저 좋은 말이구나 하고 넘어갔을 법한 책의 한 구절 구절이 와 닿아서, 조금 뿌듯도 했다. 


2.

작업 환경에 대해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작업실과 집과의 거리가 멀어졌다. 

하여 작업실에 나가지 못하는 날에 가볍게 갈 수 있는 대안적인 공간을 찾고 있다. 

지난 주에는 강남역과 양재역 사이의 모 공간에 방문하였고

오늘은 고속터미널역 근방의 모 공간에 와 있다. 

전자는 사무실+까페에 가까운 느낌이었고

후자는 독서실+까페에 가깝다. 

오늘 방문한 곳의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드는데 문제는 비용이다. 

일 관련 견적 낼 때에 이러한 제반 비용을 모두 포함하여 계산해야겠다. 


3.

1월부터 PT를 받고 있다. 

'작업'하느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운동을 미루다가는

그 좋아하는 '작업'을 앞으로 몇 년 후에는 못하게 될 것이라는 

그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서른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당연히 인생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 또한 없었다. 

그의 말을 듣고 내 살 날이 여즉 남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다른 모든 일을 제치고 운동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었다.

시간을 내야 한다. 

운동에도, 책 읽는 것에도, 작업에도. 

소중하다면 시간을 내야 한다. 


그리고, 그 중 제일 중한 것은 역시 쉬는 시간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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