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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09 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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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2

나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았다.

비가 창을 수직에 가깝게 두드리고 있었다.

빗방울은 보통 밑 부분에 무게가 쏠리며 빛나곤 하는데  

그 날은 바람에 세차게 맺히는 빗방울의 동그란 테두리 전체가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전체가 빛나는 동그라미. 그리고 그 위로 다른 동그라미. 지워지고 다시 다른 동그라미. 동그라미. 동그라미. 빛나는 동그라미들. 


"그 때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요?"

"비 구경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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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가 내리는 날 택시를 탔다. 참방참방 후두둑 후두둑 비가 많이도 온다.  

택시가 다리를 건너 강북으로 접어들었을 때였다.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헌데 무심코 다리 건너를 보니 남쪽은 아직도 시꺼먼 먹구름이 가득이다.

 

"다리 건너는 아직도 먹구름이 잔뜩이네요."

기사님께 혼잣말처럼 말을 건다. 

"그런데 여긴 바닥도 말라있고 비 온 흔적도 없는 거 보니 비 아예 안 왔었나봐요. 기사님은 이런거 많이 겪으시겠어요."


기사님이 묵직한 목소리로 그러신다. 

"그럼요. 동료들을 만나 얘기해도 어떤 사람은 비가 많이 왔다 그러는데 어떤 사람은 비가 안 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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